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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질환으로 알려졌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환자 절반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시 폐렴이나 기저질환 악화 등 치명적인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만큼 고령층을 위한 국가 차원의 예방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65세 이상은 2022년 433명에서 2023년 1130명, 2024년 2032명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본격적인 유행철이 막 시작된 지난달 3일(40주차) 기준 이미 3300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전체 환자 수(1906명)의 1.7배 수준에 도달했다. 환자 수뿐 아니라 연령별 구성비 변화도 뚜렷하다. 올해 전체 입원환자(6710명)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49.2%로 절반에 달했다. 2022년 5.2%에 불과했던 。을 고려할 때 최근 수년간 RSV 감염에 따른 질병 부담이 영유아에서 고령층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RSV 감염이 중증으로 직결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면역노화로 바이러스 방어력이 떨어진 상태기 때문이다. 여기에 폐 기능과 호흡근 약화로 가래 등 기도 분비물을 뱉어내는 능력마저 저하돼 하기도 감염에 더 취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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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산병원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연구 결과 국내 65세 이상 RSV 입원환자의 56.8%가 폐렴을 동반했고, 25%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들의 병원 내 사망률은 10.6%에 달했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인펙셔스 디지즈'에 게재된 60세 이상 RSV 입원환자 분석을 보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80%, 심부전 환자의 38%, 천식 환자의 50%가 입원 치료 도중 기존 질환의 증상이 악화됐다. 미국의 입원환자 471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37%에서 심부전, 심방세동, 심근경색 등 새로운 심혈관 이상반응이 확인됐다.
박진주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성인 RSV 진단검사가 제한적이고 표본감시 체계에 의존하고 있어 고위험군의 실제 질병 부담이 과소평가되기 쉽다"며 "전체 질병 부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감시체계를 고도화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감염 위험과 예방접종 필요성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 부담은 급성기 치료가 끝난 뒤에도 길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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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인플루엔자 앤드 아더 레스피레이터리 바이러스'에 따르면 60세 이상 RSV 입원환자의 33%는 퇴원 6개월 뒤에도 식사나 목욕 등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떨어졌고, 38.3%는 6개월 내에 재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원 환자의 14%는 입원 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간병과 돌봄을 필요로 했다.
RSV는 독감, 코로나19와 함께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4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감염병 관리 체계는 여전히 괴리가 크다. 정부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층에 무료 국가예방접종(NIP)을 지원하는 반면, RSV는 여전히 영유아와 산후조리원·보육시설 중심의 위생 관리에만 방.을 두고 있어서다.
의학적 가이드라인은 이미 고령층 예방접종을 명시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은 75세 이상 모든 성인과 만성질환이나 면역저하를 겪는 50~74세 고위험군에 RSV 백신 1회 접종을 권고한다. 반면 이들의 백신 접근성을 보장할 국내 NIP 도입 논의는 첫발조차 떼지 못한 상태다.
고령층의 RSV 감염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로도 이어진다.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바이롤로지'는 고령층의 RSV 관련 연간 총 의료비용이 1조48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했다. 또 다른 학술지 '파마코이코노믹스 오픈' 역시 RSV 감염 입원 1건당 평균 937만원의 진료비와 10.4일의 입원 기간이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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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질병부담은 백신 접종을 통해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제 학술지 '휴먼 백신 앤드 이뮤노세라퓨틱스'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RSV 백신을 맞을 경우 치료비와 생산성 손실 등 총 20조675억원에 달하는 직간접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질병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반영하는 지표인 질보정수명(QALY) 손실 역시 24만4424년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요국들은 백신의 비용 효과성을 인정하고 발 빠르게 공적 지원에 나서는 추세다. 영국은 75~79세 고령자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한 데 이어 올해 80세 이상 요양시설 입소자와 기저질환을 앓는 65~74세로 지원 범위를 순차 확대했다. 호주 역시 연령별 입원 위험을 고려해 75세 이상에게 NIP를 제공하고, 질병부담 위험이 상대적으로 일찍 나타나는 호주 원주민에겐 60세부터 접종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캐나다와 독일, 미국 등이 공적 건강보험이나 주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고위험군 접종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도 고령화에 따른 RSV 질병 부담과 백신의 예방 효과, 비용효과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NIP 도입을 본격 논의할 시。"이라며 "특히 심부전 등 만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고위험군과 요양시설 입소자 등 중증화 위험이 높은 대상자부터 NIP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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